2화: 1분의 심판
서울의 한 스튜디오. 천장의 거대한 조명 아래, 수십 대의 카메라와 셀럽 패널들이 이목을 집중한 가운데, 본격적인 서바이벌 첫 무대가 시작되었다.
"1분 퍼포먼스. 무대는 공평하다. 시간도 공평하다. 누구의 1분이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가."
진행자의 멘트가 끝나자, 참가자들은 각자 준비한 퍼포먼스를 선보이기 위해 무대 위에 나섰다.
화려한 조명을 받으며 등장한 1번 참가자. 이서준.
그가 무대 위에 선 순간, 많은 이들이 웅성거렸다.
“저게 누구야?” “처음 보는데… 느낌 있지 않냐?”
반면 패널석에서는 비아냥 섞인 반응도 흘러나왔다.
“저 친구, SNS 팔로워 200명도 안 된다던데요?” “요즘은 외모가 경쟁력인데… 흠.”
그러나 서준은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스탠바이 신호가 켜지고, 첫 비트가 떨어지자 그의 몸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박력 있는 댄스, 정교한 발놀림, 한 치의 오차 없는 박자. 그리고 결정적으로, 카메라를 뚫고 나오는 ‘표정’.
절박함, 간절함, 그리고 확신. 무대 위의 서준은 더 이상 무명이 아니었다.
그는 노래의 마지막 구절을 부르며 오른손을 하늘로 뻗었다.
“빛은, 나로부터 시작된다.”
- 찰칵.
무대가 끝나는 순간, 모든 카메라 플래시가 동시에 터졌다.
정적.
그리고—
“미쳤다.”
패널 중 한 명, 톱 가수 출신 심사위원 ‘류하진’이 입을 열었다.
“저 애… 누구냐고. 이서준? 지금 당장 계약해.”
그 말 한마디에 분위기가 뒤바뀌었다. 패널들, 기자들, 심사 스태프들까지 모두 수군거렸다.
백스테이지.
“이서준 씨 맞으시죠?”
방송국 피디, 기자, 광고 에이전시까지 그를 둘러쌌다.
그리고 구석에서 조용히 그를 바라보는 한 사람.
주강민.
그의 얼굴은 질투와 경멸, 당혹스러움이 엉켜 있었다.
“…저 자식이, 진짜 될 줄은 몰랐지.”
그러나 한유리는 서준을 향해 다가가며 조용히 말했다.
“축하해요. 이제 시작이에요. 이젠, 무대에서 내려오면 안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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